
[출처=연합뉴스] 코스피가 사상 처음 9000선을 돌파하며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시장 안팎에서는 ’빚투(빚내서 투자)’에 대한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개인투자자 자금이 증시 상승을 이끄는 가운데 신용융자와 레버리지 투자도 빠르게 늘면서 향후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국내 증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7조800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27조2864억원과 비교하면 약 10조5000억원 증가한 규모다. 지난 5월 말 처음으로 38조원을 넘어선 뒤 역대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증권사 대출을 활용한 주식 매수 자금 가운데 미상환 금액을 뜻한다.
은행권에서도 빚투 조짐이 감지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 신용대출 잔액은 최근 108조원 수준으로 전달보다 약 4조원 증가했다. 마이너스통장 잔액도 42조9000억원으로 약 3년 7개월 만의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삼성·SK하이닉스로 몰리는 신용자금
1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SK하이닉스 주가 등이 표시되고 있다.[출처= 연합] 문제는 시장이 조정을 받을 경우다. 신용융자는 상승장에서는 수익률을 높여주지만 주가가 하락하면 손실도 확대된다. 담보비율이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증권사가 투자자 보유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반대매매가 발생한다.
반대매매 규모도 빠르게 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반대매매 금액은 1월 2143억원에서 4월 7077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달에도 17일까지 누적 6946억원이 발생했다. 지난 9일 하루 반대매매 금액은 1698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대매매가 늘어나면 강제 매도가 주가를 끌어내리고, 추가 담보 부족이 다시 반대매매를 유발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특정 종목에 레버리지 자금이 집중된 상황에서는 충격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신용 자금은 코스피 상승을 주도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되고 있다. 지난 18일 기준 삼성전자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4조7628억원, SK하이닉스는 4조3322억원으로 두 종목 합계는 9조95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말보다 삼성전자는 약 2.9배, SK하이닉스는 약 4.9배 늘어난 수준이다.
◆조정장 충격 취약한 구조…빚투 리스크 부각
황선오 금융감독원 부원장. [출처=연합] 금융당국은 신용융자 증가와 특정 종목 쏠림 현상에 대한 경계 수위를 높이고 있다.
황선오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본인이 감내할 수 있는 경제적 여력 범위 내에서 장기·분산투자를 해야 한다"며 "증권업계 역시 개인투자자가 내재 위험을 충분히 인지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설명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대고객 안내를 강화해달라"고 요청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코스피 상승세 자체를 부정할 단계는 아니지만 시장 체력이 기업 실적보다 레버리지 자금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구조로 변할 경우 작은 악재에도 충격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반도체 대형주를 움직이는 핵심 동력은 개인 투자자 자금이며 이중 빚투도 상당하다"며 "반도체 업황 개선과 외국인 자금 유입이 이어진다면 상승 흐름이 유지될 수 있지만 예상치 못한 대외 변수나 실적 둔화가 발생할 경우 현 구조에서 충격이 더욱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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