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3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투쟁 결의대회. (사진= 연합뉴스) [알파경제 = 이준현 기자] 반도체 산업 등의 슈퍼사이클로 고소득 근로자 비중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특정 업종에 집중된 임금 상승이 전반적인 물가를 자극해 오히려 저소득층의 생계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진단이 나왔다.
22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임금근로자 2248만8천명 중 최근 3개월 월평균 임금이 500만원 이상(상여금 포함 세전 기준)인 근로자는 371만3000명으로 전체의 16.5%를 차지했다.
이는 2013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규모와 비중 모두 최대치다.
고소득 근로자 증가의 주된 배경으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사업체들의 대규모 성과급 지급이 꼽힌다. 문제는 이러한 특정 업종의 쏠림 현상이 시차를 두고 전반적인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업계 상위 10% 수준의 성과급을 주는 사업체 비중이 확대될 경우 5개월 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05%포인트(p) 오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전산업 특별급여가 똑같이 10% 상승하더라도 평균적인 수준에서 늘어나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일부 업종에 집중돼 상승하면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유의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현송 한은 총재 역시 "임금·수요 측면의 물가 상승 압력도 강해졌다"면서 "소비자물가는 앞으로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의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금 인상 발(發) 물가 상승이 장기화하면서, 저소득층은 소득 소외와 고물가, 고금리에 이르는 ’삼중고’에 직면하고 있다.
실제로 임금 상승 혜택은 업종별로 극명하게 갈렸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월 500만원 이상 근로자 비중은 제조업에서 24.0%에 달한 반면, 보건·사회복지업과 숙박·음식점업은 각각 5.4%, 1.4%에 머물렀다.
물가 부담도 필수재 지출 비중이 큰 저소득층에게 집중된다.
신 총재는 "중동 전쟁 이후 국제 유가 급등으로 석유류 가격이 20% 넘게 상승했고, 근원 물가도 2%대 중반으로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특히 국민들이 체감하는 생활물가가 소비자물가보다 높은 오름세를 보이면서 저소득층 생계비 부담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고물가 대응을 위한 기준금리 인상 파급 효과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20일 자신의 SNS를 통해 "거시지표는 뜨겁지만, 자영업자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차갑다"고 밝혔다.
그는 "금리가 오르면 반도체 성과급을 받은 사람이 아니라 호황을 체감하지 못한 자영업자와 취약차주, 변동금리 대출자들이 먼저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면서 "호황의 과실은 위로 향하고 긴축의 고통은 아래로 향한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물가를 재차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초과세수를 활용해 저소득층을 보호하는 맞춤형 ’핀셋’ 정책이 시급하다고 조언한다.
본 기사는 Investing.com의 경제 뉴스를 바탕으로 자동 수집된 자료입니다.
👉 기사 원문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