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24일(현지시간) 발표하는 회계연도 3분기(3~5월) 실적에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단순히 호실적 여부를 넘어 인공지능(AI) 시대 메모리 수요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는지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최근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급증으로 메모리 시장이 슈퍼사이클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한 글로벌 메모리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 높아지는 기대치…실적보다 가이던스가 변수
월가의 기대치는 이미 상당히 높아진 상태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마이크론의 3분기 주당순이익(EPS) 컨센서스는 20.76달러, 매출은 357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987%, 284%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실적 발표가 임박할수록 시장 예상치가 상향 조정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한 달 전과 비교해 EPS 전망치는 3% 이상 높아졌다. 애널리스트들이 회사가 제시한 기존 가이던스마저 웃도는 실적을 예상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시장의 관심은 이미 과거 실적보다 향후 전망에 쏠려 있다.
최근 ASML과 브로드컴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못 미친 가이던스를 제시하며 주가가 급락했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마이크론 역시 4분기 실적 전망과 내년 HBM 공급 계획에 따라 주가가 크게 출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HBM이 만든 ’황금기’…2026년 물량 이미 매진
마이크론 실적 개선의 핵심 배경은 단연 HBM이다.
HBM은 AI 가속기와 GPU에 필수적으로 탑재되는 차세대 메모리로 엔비디아를 비롯한 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함께 폭발적인 수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올해 HBM 생산 물량을 사실상 모두 판매한 상태다. 일부 물량은 내년 공급분까지 계약이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월가에서는 마이크론이 이번 실적 발표에서 HBM 수주 현황과 증설 계획을 얼마나 공격적으로 제시할지 주목하고 있다.
니덤은 최근 마이크론 목표주가를 기존 500달러에서 1550달러로 세 배 이상 상향 조정하며 "강한 수요와 제한적인 공급 확대로 메모리 시장의 호황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 역시 최근 인터뷰에서 메모리 가격 상승이 제품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언급해 공급 부족 현상을 간접적으로 인정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도 영향
마이크론 실적은 국내 반도체 업계에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현재 HBM 시장은 SK하이닉스가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삼성전자가 HBM4 양산을 시작하며 추격에 나선 상태다. 마이크론은 후발주자지만 최근 AI 수요 확대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마이크론이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과 함께 HBM 수요 확대 전망을 내놓을 경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기업가치 재평가 논리도 더욱 힘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가이던스가 제시될 경우 최근 급등한 글로벌 반도체주 전반에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장 관계자는 "이번 실적 발표는 마이크론 한 기업의 성적표라기보다 AI 시대 메모리 산업 전체의 성장성을 검증하는 이벤트"라며 "실적 수치보다 HBM 수주와 2027년 공급 전망, 주요 고객사 계약 현황이 주가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번 실적 발표는 ’HBM 슈퍼사이클’이 일시적 호황인지, 아니면 수년간 이어질 구조적 성장 국면인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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