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출처= 연합] 코스피 지수가 26일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 폭탄을 맞으며 장중 8% 넘게 급락하면서 서킷브레이커(매매거래 중단)가 발동되는 패닉 장세를 연출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번 급락이 한국 증시의 펀더멘털 훼손이나 구조적 자금 이탈이라기보다는, 반기 말 포트폴리오 비중 조절(리밸런싱)을 위한 외국인 자금의 기계적인 매도 성격이 강하다고 진단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 대비 5.81% 하락한 8411.21에 마감했다. 장 중 8126.84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날 시장의 하락을 주도한 것은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4조6265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 역시 3조7845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개인이 8조1914억원을 순매수했음에도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매도세에 코스피 지수가 크게 눌렸다.
◆T+2 결제 구조상 26일이 반기 말 리밸런싱 적기
시장 전문가들은 장 초반부터 동시호가에 쏟아진 대규모 외국인 매도세의 원인을 ’반기 말 리밸런싱’에서 찾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매 반기 말(6월 말)을 기준으로 국가별, 섹터별, 종목별 투자 비중과 현금 비중, 위험 한도 등을 규정에 맞게 재조정해야 한다. 특히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가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랠리에 힘입어 가파르게 급등하면서 글로벌 포트폴리오 내 한국 주식 및 반도체 섹터의 비중이 목표치를 크게 상회했을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한국 주식시장의 ’T+2일’ 결제 구조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6월 30일자 결제 잔고에 매도분을 정확히 반영해 현금 비중 등을 맞추기 위해서는, 거래일 기준으로 26일이 사실상 상반기 마지막 유효 매매일이 된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급등으로 한국 및 반도체 비중이 커진 계좌를 중심으로 장전 동시호가부터 사전에 설정된 기계적인 바스켓 매도가 출회된 것으로 해석된다"며 "이번 주 미국 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하며 채권 매수세가 유입된 점 역시 자산 배분(주식 매도·채권 매수) 차원의 리밸런싱 논리를 뒷받침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등과 연계된 파생 포지션의 청산 물량이 하락 폭을 더욱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출처=연합] ◆"조정은 일시적…펀더멘털 훼손 아닌 수급 이슈"
이번 급락이 펀더멘털 변수가 아닌 수급적 요인에 기인한 만큼, 조정 기간은 길어야 6월 말까지로 짧게 마무리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불거진 AI 수요 둔화 우려나 애플의 가격 인상에 따른 메모리 수요 위축 논란 등은 하락의 직접적 원인이라기보다는 부수적인 핑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기술적 분석 측면에서도 코스피의 상승 추세는 훼손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최근 하락 구간에서 코스피는 지속적으로 단기 이동평균선 부근에서 지지력을 확인해 왔다. 이번 하락 역시 단기 급등에 따른 이격도를 줄이는 건전한 조정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코스피 지수 8200선 기준으로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7.56배 수준이다. 메리츠증권은 3월 이후 강력한 지지선으로 작용했던 20일 이동평균선을 고려할 때, 단기 지지선은 8050~8450 사이에서 형성될 것으로 분석했다.
황 연구원은 "일간 등락의 변동성이 커져 투자자들의 고통이 수반되고 있으나, 이는 추세 훼손이 아닌 포지션 조정의 성격"이라며 "만약 월말까지 수급 교란으로 추가적인 하락이 발생해 코스피가 연내 PER 저점인 7.1배(약 7750) 이하로 내려간다면, 이는 철저히 ’절대적 저평가(싼 구간)’로 인식하고 비중 확대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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