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천피 전망 속 단기 부담 증가…"그래도 반도체 펀더멘털은 여전"

8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출처= 연합] 국내 주식시장이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업종의 이익 성장을 바탕으로 7500선에 도달했다. 증권업계는 기업의 기초체력(펀더멘털) 개선을 근거로 코스피 상단을 9000선까지 상향 조정하며, 투자 자금의 지속적인 유입을 전망하고 있다.
다만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 출회 가능성과 더불어 미국의 주요 경제 지표 발표, 다가오는 미·중 정상회담 등이 단기 변동성을 키울 주요 변수로 지목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7498로 마감하며 7500선에 근접했다. 특히 지난 주말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상승하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5.5% 급등함에 따라, 금일 국내 증시 역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 9000 시대의 핵심 동력 ’반도체’
시장 랠리의 핵심 동력은 단연 반도체 업종이다. 마이클 버리 등 일각에서는 현재의 AI 랠리가 ’닷컴버블’의 마지막 단계와 유사하다며 경계감을 표하고 있으나,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실질적인 수요 및 이익 증가가 뒷받침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 버블과는 다르다고 진단했다.
국내 증권업계의 시각도 이와 일치한다. iM증권은 코스피가 주가수익비율(PER) 확장 없이 이익 성장만으로 9000선에 도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26년 코스피 영업이익 추정치는 연초 대비 약 2배 증가한 875조원이며, 이 중 반도체 업종의 추정치는 3.6배 급증했다. 대신증권 역시 업황 개선을 근거로 코스피 목표치를 8800선으로 상향 조정했다.
◆美 고용·소비 지표 둔화…긴축 완화 기대감 부상
거시경제 측면에서는 미국의 경제 지표 둔화가 국채금리를 하락시키며 주식시장의 하방을 지지하고 있다.
미국의 4월 비농업 고용 증가 폭은 11만5000명으로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으나, 질적인 취약성이 노출됐다. 보건의료 및 운송·창고 부문이 성장을 견인한 가운데 파트타임 고용이 44만5000명 급증했고, 시간당 임금은 전년 동기 대비 3.6% 상승했다.
소비 심리 위축도 확인됐다. 5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48.2로 전망치를 하회했으며, 경제여건지수는 47.8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1년 기대인플레이션(4.5%)과 5~10년 장기 기대인플레이션(3.4%)이 동반 하락하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일부 불식시켰다. 고용의 질적 악화와 소비 심리 위축이 오히려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완화 기대를 되살린 셈이다.
[출처=연합] ◆4월 CPI·미중 정상회담 등 단기 변동성 요인 산재
오는 12일(현지시간) 발표 예정인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단기 방향성을 가를 주요 지표다. 물가가 생각보다 오를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과 긴축 우려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4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기대 인플레이션이 고점에서 반락 중이라는 점을 들어 시장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지정학적 및 무역 분쟁 이슈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미국이 제안한 종전 양해각서(MOU)에 대한 이란의 답변이 지연되는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내 교전이 보고되는 등 중동 지역의 긴장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이번 주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AI 칩 수출 규제 문제와 양국 공급망 안정화 합의 여부가 향후 기술주 랠리의 방향성을 가를 핵심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증권가 "단기 차익실현 유의…주도주 랠리는 지속"
전문가들은 증시가 가파르게 상승한 만큼 단기적인 차익실현 매물 출회에 따른 변동성 확대를 경계하면서도, 반도체 중심의 견조한 이익 방향성에는 변함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초 외국인이 2거래일간 약 6조원을 순매수한 뒤 주 후반 12조원을 순매도한 것은 단기 전술적 차익실현의 성격이 짙다"며 "이번 주 발표될 미국 시스코(네트워킹 인프라)와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반도체 장비) 등의 실적과 가이던스가 반도체 랠리의 강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 주가 급등에 따른 거품 우려가 있으나, 이는 실체 없는 상승이 아닌 이익 개선과 투자 활성화에 기반한 것"이라며 "주도주인 반도체에 대한 섣불린 매도보다는 수익률 극대화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 역시 "증시 신고가 랠리에 따른 과열 우려는 합당하나, 압도적인 이익 추정치 상향에 힘입어 밸류에이션 부담은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주도주 중심의 접근이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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