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파경제 = 김혜실 기자] 국내 증시가 단일종목 2X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등장과 함께 역사상 유례없는 고변동성 국면에 직면했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고점을 깨고 역사적 신고점을 경신한 가운데, 단일종목 레버리지 투자가 지수 변동성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도체 ETF. (사진=연합뉴스) ◇ 코스피 변동성지수 91 돌파...금융위기 고점 넘어서
29일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6월 9일 VKOSPI는 91.2를 돌파하며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기록했던 전고점인 89.3을 넘어 역사적 신고점을 새로 썼다.
2026년 들어 집계된 VKOSPI의 연평균치 역시 57.3에 달해 상시적인 고변동성 환경에 진입했다.
VKOSPI가 집계되는 2003년 이래로 지수 레벨과 변동성이 동반 상승했던 해는 2007년도 뿐이다. 하지만 당시 지수 상승과 변동성 확대가 동행하지는 않았다.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가파른 이익 추정치 상향과 지수 급등으로 코스피 변동성이 확대되는 현재 국면은 매우 이례적이다"라며 "2026년 VKOSPI 평균은 57.3으로 이보다 변동성이 높았던 구간은 금융위기와 코로나 팬데믹 둘 뿐인데, 변동성 국면에서 12개월 선행 EPS의 유의미한 조정이 있기 전부터 지수는 하락을 시작했다"라고 분석했다.
자료: 신한투자증권
◇ 하루 10조원 거래되는 단일종목 2X ETF
이 같은 사상 초유의 고변동성 장세를 촉발한 데는 지난 5월 27일 시장에 대거 등판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증시에 총 16개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6개가 동시 상장된 이후, 한 달간 이들 상품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0조원 안팎을 기록하며 지수 변동성을 키웠다.
2X 레버리지 ETF 상장 전부터도 VKOSPI는 평균 53으로 상시적 고변동성 국면에 진입했었으나, 5월 27일부터 지금까지 한 달간 VKOSPI는 81을 돌파했다. 6월 9일에는 91.2를 돌파하며 역사적 신고점을 갱신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수 비중이 높은 코스피 특성상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지수 영향력은 해외보다 클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시장이 발달한 미국에도 수백개의 레버리지 상품이 거래되고 있지만, 시가총액 비중이 가장 큰 엔비디아도 레버리지 ETF가 나올 당시 지수 비중은 2~3%에 불과했고 현재도 8% 수준이다"라며 "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KOSPI200 대비 65% 수준으로 단일종목의 변동성 확대가 지수에 미치는 영향력은 그 만큼 더 커지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자료: 신한투자증권
◇ ‘K-레버리지’ 부각...현대차·삼성전기 2X 해외 상장 예정
한편, 한국 대형주를 향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무대는 이제 국내를 넘어 해외로 확장되고 있다.
국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은 국내외 규제 비대칭이 있는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2X ETF는 국내 상장 전에도 홍콩에 있었다.
최근 외국인의 코스피 관심이 커지면서 레버리지 종목군이 넓어졌고 삼성전기, 현대차를 기초자산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해외에 상장될 예정이다.
프로셰어즈, 티렉스 등 해외 운용사는 이미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해당 종목의 2X ETF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으며, 60일간의 검토 기간을 거치면 8월 중순부터 상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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