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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록도, 코페르닉도 샀다…K제약에 몰리는 글로벌 머니

2026년 06월 30일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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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구글] 보수적이고 깐깐하기로 소문난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최근들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주식을 빠르게 쓸어 담고 있다.

과거 리스크가 큰 신생 바이오텍의 테마성 급등락에 치우쳤던 외국인 자금이 이제는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받는 신약 파이프라인과 탄탄한 현금 동원력을 갖춘 우량 대장주를 중심으로 대거 유입되는 분위기다.

이는 해외 투자 거물들이 한국 제약바이오 시장을 바라보는 시선이 본질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평가다.

◆국내 제약바이오, 현금 창출력 대비 바닥권 주가 매력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국 투자 자문사 코페르닉 글로벌 인베스터스(Kopernik Global Investors, LLC)는 한 달 남짓한 짧은 기간 동안 종근당 주식 16만 주를 장내에서 집중 매수했다. 직전 보고서 제출 당시 7.21%였던 지분율은 단숨에 8.38%(26일 기준)까지 치솟았다.

코페르닉은 올해 초부터 4개월간에 걸쳐 매수했던 물량을 이번에는 단 한 달 만에 사들였다. 매수 속도가 무려 4배나 빨라진 것이다. 철저한 저평가 가치투자 스타일로 유명한 이들이 이처럼 빠르게 지분을 늘린 것은 현재 종근당의 주가가 가치에 비해 싸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 뉴욕에 위치한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 본사 전경. [출처=블랙록] 종근당 뿐만이 아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 역시 한국 전통 제약사의 대표 격인 유한양행의 지분을 5% 이상 확보하며 주요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블랙록은 HLB 지분을 5% 이상 취득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들이 명시한 보유 목적은 대개 ’단순 투자’다. 당장 경영권에 개입하겠다는 의도는 없지만 5~8%가 넘는 지분율은 기업 경영진에게 주주 환원 정책 확대와 투명한 거버넌스 구축을 요구할 수 있는 영향력을 갖는다.

◆기술 수출로 입증된 신약 파이프라인 성과

글로벌 큰손들이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안정적인 본업과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이다. 유한양행이나 종근당 같은 제약사들은 국내 전문의약품(ETC) 시장에서 매년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는 견고한 내수 기반을 갖고 있다.

경기 침체가 와도 망하지 않을 기초 체력을 가졌지만 그동안 글로벌 시장에서는 신약 개발 역량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저평가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자산 가치와 현금 창출력 대비 주가가 바닥권에 있는 상황에서 해외 투자자들에게 이 기업들은 훌륭한 기회인 셈이다.

특히 가장 결정적인 배경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우물 안 개구리를 벗어나 글로벌 신약 기업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과거처럼 막연한 기대감이나 임상 성공 가능성이 아닌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에 기술을 수출하고 실제 눈에 보이는 숫자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미국 투자자문사 코페르닉 CI.[출처=코페르닉] 유한양행이 개발해 글로벌 빅파마 존슨앤드존슨(J&J)에 기술 수출한 폐암 신약 ‘레이저티닙’은 미국 FDA 허가를 획득한 데 이어 유럽 시장 상업화까지 속도를 내며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를 벌어들이고 있다. 종근당도 노바티스에 약 1조7000억원 규모로 기술 수출한 신약 후보물질(CKD-510) 등의 파이프라인 가치가 입증됐다.

◆중국 규제 속 대안으로 떠오른 한국·일본

글로벌 시장의 변화도 국내 제약바이오에 순풍을 불어넣고 있다. 미국 정부가 중국 바이오 기업들을 겨냥해 추진 중인 ‘생물보안법(Biosecure Act)’ 기조가 전 세계 제약 공급망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권 시장에서 중국의 위탁개발생산(CDMO)이나 연구개발(R&D) 파트너십을 대체할 대안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우수한 기술력과 안정적인 인프라를 갖춘 한국과 일본이 최대 반사이익국으로 급부상했다.

[출처=픽사베이] 글로벌 큰손들은 이러한 국제 정세의 거대한 시장 전환을 가장 먼저 읽어내고 한국 우량 제약바이오들의 지분을 선점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해외 대형 기관들의 장기성 자금이 유입되면서 국내 주식시장과 개인 투자자들에게도 확실한 안전장치가 마련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의 막연한 기대감과 달리 지금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기술 수출을 통해 실제 매출을 증명하는 구조"라며 "최근 외국계 자금의 유입 속도가 빨라진 것도 기업 가치 대비 주가가 지나치게 낮아 지금을 비중을 빠르게 확대할 최적의 타이밍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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