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 = 이준현 기자] 자영업자가 짊어진 빚이 1100조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로 불어났다. 연체율은 약 11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고, 형편이 어려운 영세·고령 자영업자일수록 부실의 골이 깊었다.
30일 한국은행이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095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보다 2조6000억원 늘며 2012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새로 썼다.
이 통계는 한은이 약 235만명 규모의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에서 개인사업자대출 보유자를 자영업자로 보고, 이들의 사업자대출과 가계대출을 합산해 산출한 결과다. 종류별로는 사업자 대출이 745조5000억원, 가계대출이 350조원이었다.
빚의 질은 더 나빠지고 있다. 1분기 말 자영업자 연체액은 22조300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2조원 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연체율도 1.86%에서 2.04%로 올라 2015년 2분기 이후 10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특히 소득 하위 30% 영세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작년 말 2.00%에서 2.13%로 뛰며 2015년 말 이후 10년 3개월 만에 최고를 찍었다. 저소득층 대출 잔액(153조2000억원)도 역대 최대로 불어났다.
부실은 취약 차주가 몰린 2금융권에서 두드러졌다. 저축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1분기 말 12.79%로 2015년 1분기 이후 11년 만에 최고였다. 카드·캐피털 등 여신전문사도 3.98%로 12년 만에 가장 높았다.
한은 관계자는 "저축은행, 여신전문사는 다른 업권보다 신용도나 소득이 낮은 취약 차주 비중이 높기 때문에 금리 상승의 영향을 민감하게 받으면서 연체율이 크게 뛰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하면 상환 부담이 커져 연체율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봤다. 전체 자영업자 대출의 약 65.5%가 변동금리여서 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이 곧바로 늘어나는 구조다.
한은 추산으로는 대출 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자영업자 이자 부담이 1조8000억원(1인당 연 56만원) 늘어난다.
같은 폭의 금리 상승에도 한계 상태에 놓인 다중채무자의 이자 부담은 1조1000억원(1인당 65만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취약층이 받는 충격이 상대적으로 더 컸다.
다중채무자는 가계대출 기관 수와 사업자대출 상품 수를 합쳐 3개 이상인 차주로, 사실상 추가 차입이 어려운 한계 상태로 분류된다. 이들 1인당 평균 대출액은 3억9000만원에 달했다.
한은은 지난 24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도 "향후 대출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거나 서비스업 경기가 둔화할 경우 자영업 연체율이 큰 폭으로 상승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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