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 증권거래소에서 한 남성이 닛케이 225 지수 주가를 보여주는 전자 시세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일본 기업들의 주주환원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확대되면서 기업가치 개선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도쿄증권거래소(TSE)가 추진한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개혁’ 이후 자사주 매입이 급증하면서 한국 기업들과의 주주환원 격차도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6일 국제금융센터(KCIF)에 따르면 2024회계연도(FY24·2024년 4월~2025년 3월) TOPIX 상장기업의 주주환원 총액은 41조엔으로 집계됐다. 배당금 22조3000억엔, 자사주 매입 18조7000억엔을 합한 규모로 전년 대비 42% 증가했다.
당기순이익 대비 주주환원 규모를 의미하는 총주주환원율도 FY19~FY23 평균 55%에서 FY24 67%로 상승했다.
주목할 부분은 자사주 매입이다. FY24 일본 상장기업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18조7000억엔으로 전년보다 85% 급증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대비 자사주 매입 비율 역시 18%에서 31%로 뛰었다.
국제금융센터는 일본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을 선호하는 이유로 자본효율성 개선 효과를 꼽았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자기자본과 유통주식 수가 감소해 자기자본이익률(ROE)과 PBR을 직접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기업가치 지표도 개선되고 있다. 일본 프라임 시장에서 PBR 1배 이상, ROE 8% 이상인 기업 수는 2023년 2월 말 552개에서 올해 2월 말 780개로 증가했다. 반면 PBR 1배 미만, ROE 8% 미만 기업은 같은 기간 506개에서 312개로 감소했다.
행동주의 펀드의 영향력 확대도 주주환원 증가를 이끈 요인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일본 내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환원 확대 요구 건수는 FY21년 18건에서 FY25년 62건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성공률도 16.7%에서 56%로 상승했다.
일본 주주환원액 추이 및 당기순이익 대비 주주환원율 그래프. [출처=연합뉴스] 도쿄증권거래소의 강도 높은 기업가치 제고 정책도 변화를 촉진했다. 일본은 2023년부터 PBR 1배 미만 기업에 저평가 원인 분석과 개선 계획 공시를 요구하고 있으며, 개선 계획 공시 여부를 공개하는 ’네임 앤 셰임(Name & Shame)’ 전략도 시행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주주환원 규모는 증가하고 있지만 일본과 비교하면 여전히 자사주 매입 비중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상장사의 주주환원 규모는 2023년 49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66조8000억원, 올해 70조3000억원으로 증가했다. 배당금은 올해 50조2000억원, 자사주 매입은 20조1000억원으로 각각 확대됐다.
다만 총주주환원율은 올해 32%로 일본(67%)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특히 자사주 매입률은 한국 9%, 일본 31%로 22%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배당 부문에서는 양국 격차가 크지 않았다. 2020~2024년 평균 시가총액 대비 배당 규모는 한국이 2.33%, 일본이 2.30%로 오히려 한국이 소폭 높았다. 결국 양국 주주환원 수준의 차이는 배당보다 자사주 매입에서 비롯된다는 분석이다.
국제금융센터는 "일본의 기업가치 제고 정책이 자사주 매입 확대와 사업구조 개편으로 이어지면서 ROE와 PBR 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한국 역시 주주환원 확대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자사주 매입 활용 측면에서는 일본과 상당한 차이가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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