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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N 칼럼]"’K자형 호황’을 경계한다"…기준금리 3.5% 전망에 대한 반론

2026년 07월 06일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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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철 피나클경제연구소 대표/세종대학교 초빙교수 최근 다수의 이코노미스트들은 한국은행이 올해 두 차례, 내년 상반기까지 추가로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해 3.5%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성장세 회복과 물가 압력, 여기에 확장적 재정정책까지 감안하면 추가 긴축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표면적으로 보면 충분히 설득력 있는 전망이다.

그러나 현재 시장의 금리 인상 컨센서스가 실제 경제 데이터가 보여주는 방향과 완전히 일치하는지는 다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오히려 시장이 예상하는 것처럼 향후 1년 내 기준금리가 100bp 가까이 추가 인상될 경우, 총량지표의 개선과 달리 내수와 체감경기는 위축되고 일부 부문만 호황을 누리는 이른바 ’K자형 호황’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있다.

첫째, 현재의 지표상 호황이 과연 추가적인 긴축을 정당화할 만큼 강한지 의문이다. 경제활동이 장기 추세보다 얼마나 높거나 낮은지를 보여주는 산출갭은 올해와 내년에도 0%대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경제가 과열 국면에 있다기보다 잠재성장률 부근에서 움직이고 있음을 의미한다. 과거 한국은행이 이 정도 수준의 산출갭에서 금리 인상에 나섰던 경우는 대체로 내수경기가 뚜렷하게 강할 때였다.

물론 소비자물가 상승률, 특히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연말까지도 2%대 후반이나 3%를 넘나들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테일러 준칙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면 물가갭만으로도 금리 인상 신호가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산출갭이 중립 수준에 머물고 내수경기도 부진한 상황에서 동일한 강도의 긴축을 정당화하기는 어렵다. 현재의 금리 인상 컨센서스는 경제가 과열되고 있다는 전제에 기반하고 있지만, 실제 경기 여건은 그 전제를 충분히 뒷받침하지 않는다.

둘째, 현재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어디에서 발생하는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지난 1분기 수출 디플레이터는 20%를 크게 웃도는 상승세를 보인 반면, 내수 디플레이터 상승률은 1%대 중반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현재의 가격 및 소득 충격이 국내 수요 과열보다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교역조건 개선에서 비롯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만약 인플레이션이 소비와 투자 증가에 따른 수요견인형이라면 금리 인상이 효과적인 대응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공급 측 또는 수출가격 상승에 따른 충격이라면 동일한 긴축 처방은 내수 부문만 위축시키고 물가 안정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지금의 상황은 후자에 더 가깝다.

셋째, 평균적인 경기와 다수가 체감하는 경기가 점점 괴리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최근 주식시장 상승의 상당 부분은 반도체 업종에 집중되어 있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자본이득이 일부 자산시장으로 유입되면서 특정 지역과 특정 계층의 자산가격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반면 가계부채 규모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으며 연체율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부채 대비 GDP 비율이 하락한 것은 명목 GDP가 반도체 호황에 의해 크게 확대된 결과일 뿐, 다수 가계의 상환 능력이 개선되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통화정책은 경제 전체에 동일하게 작동한다. 그러나 정책의 효과는 결코 동일하지 않다. 자산을 보유한 계층은 금리 변화에 상대적으로 둔감하지만, 부채 부담이 큰 한계가계와 한계기업은 금리 상승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른바 금융가속기(Financial Accelerator) 효과가 작동할 수 있다. 금리 상승이 취약 차주의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키고, 이것이 다시 경기 둔화와 신용위험 확대로 이어지는 악순환이다. 따라서 추가적인 금리 인상은 자산시장보다 취약 부문에 더 큰 충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

넷째, 환율 안정이라는 명분 역시 추가 긴축을 충분히 정당화하기는 어렵다. 최근 원화 약세는 전통적인 경상수지 악화에 따른 현상이 아니다. 오히려 높은 경상수지 흑자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와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확대되면서 나타난 자본흐름의 변화에 가깝다. 이는 위기 국면에서 나타나는 자본도피가 아니라 기대수익률을 따라 움직이는 구조적 포트폴리오 조정이다. 이런 흐름은 금리 차이보다 투자수익률 기대에 더 크게 좌우된다. 따라서 기준금리를 3.5%까지 인상한다고 해서 이러한 흐름이 비례적으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정책은 어떠해야 할까. 그렇다고 긴축 기조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인플레이션 기대가 재차 상승하지 않도록 통화정책의 긴축적 스탠스는 유지될 필요가 있다. 다만 현재의 컨센서스처럼 향후 1년 내 100bp에 가까운 추가 인상을 전제하기보다는, 산출갭과 내수 상황, 신용 취약부문의 부담을 함께 고려하면서 금리 인상의 속도와 폭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또한 현재의 반도체 호황은 구조적 성장이라기보다 상당 부분 일시적인 수익(windfall)의 성격을 갖는다. 따라서 호황이 자연스럽게 창출하는 세수 증가분을 활용해 취약 차주와 중소기업·자영업자를 지원하고, 거시건전성 정책을 통해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를 억제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인 대응이 될 수 있다.

지금 한국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위험은 물가가 아니라 ‘K자형 호황’의 고착화다. 평균 성장률과 자산가격은 상승하지만, 다수 가계의 체감경기는 악화되고 있으며, 산출갭이 중립 수준에 머무는 상황에서 100bp에 이르는 금리 인상 경로는 데이터가 정당화하는 수준을 넘어설 수 있다. 필요한 것은 더 빠른 금리 인상이 아니라 성장의 혜택과 긴축의 비용이 어느 부문에 집중되는지를 세밀하게 살피는 정책적 정교함이며, 시장의 기대가 현실보다 앞서갈 때 그 자체가 이미 상당한 긴축 효과를 낳는다는 점을 정책당국과 시장 모두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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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Investing.com의 경제 뉴스를 바탕으로 자동 수집된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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