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베를린의 인터컨티넨탈 호텔 앞에서 기름통 가면을 쓴 시위자가 ’슈퍼리턴(SuperReturn)’ 연합 회의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이 시위는 전 세계 사모펀드 및 투자 관계자들이 모이는 ’슈퍼리턴 인터내셔널(SuperReturn International)’ 회의에 대한 반발로 조직되었다. [출처=연합뉴스] 사모펀드(PE) 업계가 매각하지 못한 투자기업의 적체에 발목이 잡혔다. 인공지능(AI)이 소프트웨어 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면서, 고점에 사들인 소프트웨어 자산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난도가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현재 속도로는 쌓인 매각 대기 물량을 소화하는 데 약 9년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8일 PwC가 최근 피치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사모펀드 업계는 현 수준의 매각 속도가 이어질 경우 미회수 포트폴리오 기업을 정리하는 데 약 9년이 걸릴 것으로 추산됐다.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 6월 30일 기준 미국 사모펀드가 보유한 포트폴리오 기업은 약 1만3500곳으로, 지난해 말(약 1만3300곳)보다 늘었다.
이 중 6년 이상 보유한 기업은 약 4000곳, 9년 이상 보유한 기업은 약 1500곳에 달했다. 통상 사모펀드의 투자 회수 기간이 3~5년 안팎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보유 기간 장기화가 구조적 문제로 번지고 있다는 평가다.
◆2021년 고점 인수 자산이 최대 부담
사모펀드의 부담은 2020~2021년 공격적으로 사들인 소프트웨어 기업에 집중돼 있다. 당시 저금리와 비대면 수요 확대를 배경으로 소프트웨어 기업의 밸류에이션이 급등하자, 사모펀드들은 높은 가격을 감수하고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문제는 성장 공식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생성형 AI 확산 이후 기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의 경쟁력과 가격 결정력에 대한 의문이 커졌고, 비교 가능한 상장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주가도 큰 폭으로 조정받았다.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장부상 가치와 실제 매각 가능 가격의 격차가 확대된 셈이다.
피치북에 따르면 전체 사모펀드 포트폴리오 기업 가운데 소프트웨어 기업은 약 1200곳에 불과하다. 다만 고평가 시기에 대형 거래가 집중된 탓에, 이들 자산이 사모펀드 운용사들의 자본을 상당 부분 묶어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부채 부담도 변수다. 많은 소프트웨어 기업이 팬데믹 당시의 고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차입을 늘렸지만, 이후 성장률 둔화와 금리 상승이 겹치면서 재무 부담이 커졌다. 사모펀드 운용사들은 손실을 확정하는 저가 매각 대신 보유 기간을 늘리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다리우스 크레이턴 레이먼드제임스 프라이빗캐피털자문 부문 이사는 “2021년 인수 자산이 현재 매각하기 가장 어려운 자산일 가능성이 높다”며 “처리해야 할 매물의 벽이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세컨더리·IPO로 출구 찾지만 ’시간과의 싸움’
사모펀드들은 전통적인 기업 매각이 막히자 세컨더리 시장과 컨티뉴에이션 펀드(기존 펀드 자산을 새 펀드로 넘겨 운용을 이어가는 구조)를 활용하고 있다. 기존 투자자에게는 현금화 기회를 주고, 운용사는 자산을 더 오래 보유하며 가치 회복을 기다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이 방식이 근본적인 해법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자산의 실질 가치 개선 없이 펀드 구조만 바꾸는 데 그칠 경우, 매각 부담을 뒤로 미루는 효과에 머물 수 있기 때문이다.
IPO 시장 회복은 업계에 숨통을 틔울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프레킨에 따르면 사모펀드 운용사들은 올해 상반기 16개 기업을 상장시켜 총 101억달러를 조달했다. 2021년 말 이후 위축됐던 IPO 시장에서 6개월 기준 가장 큰 규모다.
크레이턴 이사는 "IPO 시장이 정상화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문제를 계속 뒤로 미루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올해 IPO 시장에서는 AI와 방산 관련 기업이 주목받고 있다. 다만 일부 기술기업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AOL 등 여러 브랜드를 인수해 사업을 재편해온 벤딩 스푼스는 최근 상장을 통해 16억8000만달러를 조달했고, 상장 첫날 주가가 40% 급등했다.
본 기사는 Investing.com의 경제 뉴스를 바탕으로 자동 수집된 자료입니다.
👉 기사 원문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