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서초사옥. [출처=연합] 삼성전자가 시장 기대를 웃도는 2분기 실적을 내놨지만 국내 증시는 좀처럼 반등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과거처럼 ’어닝 서프라이즈=주가 상승’ 공식이 통하지 않는 것이다. 시장의 관심이 현재 실적이 아니라 내년 이후 메모리 업황과 글로벌 빅테크의 인공지능(AI) 투자 지속 여부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당분간 코스피가 뚜렷한 방향성을 찾기보다 제한된 범위에서 등락하는 박스권 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 실적보다 중요한 건 ’다음 사이클’
이번 삼성전자 실적은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투자자들은 이를 과거 실적이 아닌 미래를 판단하는 재료로 받아들이고 있다.
AI 메모리 수요 확대가 이어질지, HBM 시장 성장세가 지속될지,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들이 내년에도 대규모 설비투자(CAPEX)를 유지할지가 주가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실제로 최근 반도체주는 실적 발표보다 미국 빅테크의 투자 계획이나 메모리 가격 전망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는 시장이 이미 올해 실적 개선은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했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의미다.
◆ 7월 말이 첫 번째 변곡점
증권업계는 이달 말부터 시작되는 미국 빅테크들의 실적 발표를 이번 조정장의 최대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아마존, 알파벳 등이 AI 인프라 투자 규모를 확대하거나 유지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을 경우 반도체 업종 투자심리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 반대로 투자 속도 조절 신호가 나온다면 국내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추가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메모리 업체들의 하반기 실적 가이던스 역시 시장의 시선을 끌 변수다. 올해보다 내년 업황 전망이 더 중요해진 만큼 기업들의 발언 하나하나가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 ’V자 반등’보다 리스크 관리
신한투자증권은 당분간 코스피가 7550~8400선 안에서 움직이는 박스권 장세를 예상했다.
최근 조정은 기업 이익이 급격히 악화돼서라기보다 향후 실적 지속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일부 낮아지는 과정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코스피가 최근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12개월 선행 EPS는 오히려 개선되고 있어 추세적인 약세장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증권가는 공격적인 저가매수보다는 레버리지를 줄이고 현금과 현물 중심의 보수적인 대응을 권고하고 있다. 시장이 다시 상승 추세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 실적보다 글로벌 AI 투자 확대와 반도체 업황 개선이 확인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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