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뉴스

중동 다시 불붙자 월가 휘청...유가 급등에 "인플레 악몽" 되살아났다

2026년 07월 09일 12:00
조회 62
News Image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오전 거래 시간에 업무를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담에서 이란과의 휴전이 "종료됐다"고 발표하고, 유가 급등으로 인한 무력 충돌 재개가 예상되면서 주가는 개장과 동시에 급락했다. [출처=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재개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뉴욕증시가 흔들렸다. 한동안 시장을 지탱하던 이른바 "평화 거래"가 중동 긴장 재점화로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다시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셈법도 한층 복잡해졌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휴전 종료를 선언한 뒤 글로벌 원유 가격은 급등했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 선물은 5.2% 오른 배럴당 78.02달러를 기록했다. 5월 이후 가장 큰 하루 상승폭이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4.4% 상승했다.

뉴욕증시도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약 577포인트, 1.1% 하락했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셔윈윌리엄스, 보잉 등이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S&P500지수는 0.3% 내렸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장 초반 낙폭을 줄이며 0.2% 상승 마감했지만,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는 크게 위축됐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유럽, 일본, 한국 증시도 큰 폭으로 밀렸다.

소시에테제네랄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월가 분위기를 "또 시작이다"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시장은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다시 원유시장과 금융시장을 흔드는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호르무즈 다시 막히나"...유가 급등에 시장 불안 확산

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지점은 호르무즈 해협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글로벌 원유 해상 수송의 핵심 통로로, 이 지역의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공급 차질 우려가 반복적으로 부각돼 왔다.

최근까지 시장은 에너지 가격 하락이 하반기 미국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유가 안정은 소비자 부담을 낮추고 기업 비용 압력을 완화하며,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에 따른 자금 부담도 일부 덜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때 시장에서는 최악의 공급 충격 우려가 완화되며 원유 공급 과잉 전망까지 나왔다.

하지만 미국과 이란이 다시 군사 행동에 나서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목표물에 대한 공격 확대 가능성을 언급했고, 테헤란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높이기 위해 해상 봉쇄 재도입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는 지난 7일 이란의 글로벌 원유 판매를 허용하던 제재 면제 조치도 철회했다. 이에 따라 이란산 원유 공급 차질 가능성이 다시 커졌다.

라이스타드에너지의 지정학 분석 책임자인 호르헤 레온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 통행이 사실상 멈췄다"며 "이는 워싱턴이나 테헤란의 어떤 성명보다 현재 시장의 위험 인식을 더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원유 가격은 전쟁 초기 고점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연료 가격 전반은 이미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이 확대된 데다 러시아가 단기 수출 금지 조치를 발표하면서 미국 디젤 선물은 8일 11% 급등했다. 디젤 선물 가격은 올해 들어 72% 올랐고, 휘발유 선물은 82% 상승했다.

이 같은 에너지 가격 상승은 미국 경제의 물가 부담을 다시 키우는 요인이다. 이미 관세 비용, 노동시장 압력, AI 투자 확대에 따른 자재 수요 증가 등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가운데 유가까지 오르면 Fed의 금리 인하 기대는 더 약해질 수밖에 없다.

◆Fed 셈법 꼬인다...AI 투자 부담까지 증시 압박

채권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8일 미국 국채 매도세가 커지면서 10년물 국채금리는 4.567%까지 올랐다. 이는 5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Fed 정책 전망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도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까지 상승했다.

선물시장은 Fed가 연말까지 최소 한 차례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80% 이상 반영했다. 새로 공개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도 Fed 당국자들은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더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의사록에는 높은 유가, 관세 비용, 전국적인 AI 인프라 확충에 따른 자재·노동 수요 증가가 물가 압력 요인으로 거론됐다.

문제는 Fed가 물가를 잡기 위해 실제로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이 작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AI 투자 붐을 주도하는 대형 기술주들은 막대한 설비투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부채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아마존, 오라클 등 주요 기술기업의 차입 비용이 상승하면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수 있다.

노스웨스턴뮤추얼 웰스매니지먼트의 브렌트 슈트 최고투자책임자는 "사람들은 이제 시장이 너무 커져서 실패하게 둘 수 없다고 말한다"며 "어쩌면 맞는 말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Fed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실제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월가 일부에서는 이번 조정이 오히려 매수 기회라는 시각도 나온다. 과거 이란 전쟁 초기에도 유가 급등과 주식·채권 동반 매도세가 나타났지만 이후 빠르게 되돌림이 나타났다는 이유에서다.

에드워즈애셋매니지먼트의 로버트 에드워즈 최고투자책임자는 "향후 몇 주간 주가가 하락한다면 그것은 매수 기회"라고 말했다.

다만 시장의 불확실성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중동 긴장이 단기 충돌에 그칠지, 원유 공급망을 흔드는 확전 국면으로 번질지에 따라 유가와 금리, 증시 흐름이 동시에 흔들릴 수 있어서다. 한동안 월가를 떠받쳤던 평화 기대감은 다시 지정학 리스크라는 현실과 충돌하고 있다.

EBN에서 읽기



본 기사는 Investing.com의 경제 뉴스를 바탕으로 자동 수집된 자료입니다.

👉 기사 원문 보러가기

댓글 0

?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