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DDR5를 비롯한 전체 D램 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가운데 레거시(구형) 제품인 DDR4 가격이 예상을 훌쩍 뛰어넘으며 폭등하고 있다.첨단 고성능 메모리로의 생산 능력 쏠림이 레거시 반도체 품귀 사태를 낳으면서 일각의 고점 우려를 불식시키고 실적 고공행진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0일 대만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매체는 최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올 3분기 8기가비트(Gb) DDR4 제품 가격이 50% 이상 치솟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당초 기저 효과로 가격 상승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으나, 3분기를 기점으로 오히려 상승 폭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범용 D램 가격은 올해 내내 꺾임 없는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 조사 결과, 범용 제품(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올해 1월 11.50달러에서 6월 21달러로 6개월 만에 두 배 가까이 뛰었다.
범용 메모리의 전방위적 가격 급등은 최근 증권가를 중심으로 제기된 반도체 고점론과 정면으로 대조된다. 삼성전자가 올 2분기 시장 컨센서스를 뛰어넘는 잠정 영업이익을 냈음에도 일각의 고점 우려에 주가가 타격을 입었지만, 레거시 제품까지 품귀를 빚는 구조적 수요 우위가 확인되며 고점론은 힘을 잃는 모양새다.
구형 D램 가격이 고공행진하는 주된 원인으로는 글로벌 주요 제조사들의 생산 라인 재편에 따른 공급 위축이 꼽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빅3가 인공지능(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DR5 생산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DDR4 생산 라인이 급격히 축소됐다. 대만 윈본드 역시 지난해 최소 2027년까지 DDR4 공급 부족 사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 속에서도 각 산업군의 DDR4 수요는 팽창하고 있다. 다수의 글로벌 PC 제조사들은 원가 절감을 위해 여전히 DDR4 플랫폼을 채택 중이며, AI 데이터센터용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에도 지연 시간 단축을 위한 고용량 D램 탑재가 강제되고 있다. 대형 제조사들의 공정 전환 여파로 대만 윈본드와 난야 테크놀로지 등 레거시 특화 업체들로 주문이 쏠리면서 DDR3 생산 라인마저 연쇄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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