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 우리나라 조선사의 미국 군함 건조 가능성이 구체화되는 분위기다.
1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마스가(MASGA) 프로젝트로 시작된 한·미 조선 협력이 군함 10척 건조 실무 단계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미국 군함 10척을 빠르게 건조해줄 수 있느냐"고 타진한 바 있다. 이후 지난 7일 양국 정상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공식 환영 만찬에서도 만남을 가졌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단 한국에서 건조하는 것도 배제하지 않는 것 같은 인상을 받고는 있다"고 말했다.
미 군함 건조 협력은 양국 정상 간 담화뿐만 아니라 실무 단계에서도 움직임이 확인됐다.
한화오션이 미국 해군 함정 두번째 MRO 사업으로 수주한 ‘USNS YUKON’함 [출처=한화오션] 미 정부 및 해군은 최근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에 전투함과 급유함에 대한 정보요청서(RFI)를 발송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구축함 설계 및 건조 능력에 관한 정보를 제출했고, 삼성중공업은 중형 군수지원함에 대해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스가 출범 이후 미국이 국내 조선소의 군함 건조 역량을 직접 문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 5월에는 미 전쟁부 산하 비용평가·프로그램분석국(CAPE)이 한화오션 거제조선소, SK오션플랜트 고성사업장,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를 잇따라 방문하기도 했다. CAPE는 무기 획득에 앞서 비용과 전력 대안을 분석하는 조직이다. 당시 업계에서는 미 해군의 호위함 해외 발주를 위한 사전 작업일 가능성이 거론됐다.
미 국방부는 2027 회계연도 예산안에 ’첨단 조선산업 기반 및 미래 함정 실험 사업’ 명목으로 18억5000만달러(약 2조8000억원)를 편성했다. 이 문건에는 동맹국 조선업체의 함정·부품 건조 능력을 검토하는 연구가 포함됐다.
미국이 군함 건조를 위해 한국에 주목하는 배경에는 자국 조선산업의 구조적 한계가 있다. 미국 조선업은 지난 30여 년간 쇠퇴를 거듭했고, 냉전 종식 이후 해군 함정 건조 역량도 크게 약화됐다. 현재 미국의 전 세계 상선 건조 점유율은 0.1%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중국은 약 50%, 한국과 일본은 각각 29%, 13% 안팎이다.
마스가 프로젝트 속에 국내 조선사들은 미 해군과의 협력 범위를 넓혀왔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지난해부터 미 해군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수주를 이어왔고, 최근에는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이 미 해군 군수지원함(NGLS) 개념설계 사업을 따냈다. 한화오션은 필리조선소 인수를 통해 현지 시장에도 진출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와 해군이 국내 조선사의 건조 역량을 직접 확인하기 시작했다는 점 자체가 의미가 크다"며 "군함 건조는 법·제도와 안보 문제가 얽힌 만큼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MRO에서 신조까지 협력 범위가 확대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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