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미국 블룸버그 통신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AI 데이터센터가 미국 원자력 발전을 활성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10일 "전력회사들이 폐쇄했던 원전을 재가동하고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는 더 많은 원전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며 "수십 개의 스타트업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들이 생산할 전기를 구매하려는 많은 기업이 이미 줄을 섰다"고 보도했다.
원자력 발전은 현재 미국 전체 전력 생산의 5분의 1을 차지하며 미국 전력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2010년대 미국 텍사스·뉴멕시코 지역에서 셰일 오일·가스 생산량이 많이 늘어난 이른바 ’셰일 혁명’ 이후 장기간 이어진 전력 수요 정체와 맞물려 신규 원전 건설에 대한 관심이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전력 소비가 많은 데이터센터가 급증하면서 미국 원전 산업이 다시 반등했다. 글로벌 기술 기업들은 AI 모델의 기반이 되는 서버를 운영하고 냉각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미 전력연구원(EPRI)에 따르면 데이터센터가 미국 전력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5%에서 2030년 17%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원자력 에너지는 24시간 내내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탄소 배출이 없는 에너지원 중 하나다. 따라서 청정 에너지 목표를 설정한 IT 기업에 매력적인 선택지로 꼽힌다.
원전에 대한 일반 대중의 인식도 개선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59%가 원전 확대에 찬성했다. 10년 전 43%에서 큰 폭으로 늘었다.
가동이 중단된 일부 원전 재가동에 대한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다. 기존 원전 가동을 재개하는 것이 신규 건설보다 빠르기 때문이다. 미국 원자력 기업 홀텍 인터내셔널, 컨스텔레이션 에너지, 넥스트에라 에너지 등이 폐쇄 원전의 재가동을 추진 중이다.
미국은 2050년까지 원자력 발전 설비 용량을 100GW(기가와트)에서 400GW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30년까지 대형 원전 10기를 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목표 달성을 위해 지난해 웨스팅하우스가 설계한 원자로 건설에 800억 달러(약 120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이러한 자금 지원에도 불구하고 2030년까지 착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긴 인허가 기간 이외에도 개발업체는 전력 구매자를 확보하고, 수천 명의 숙련된 인력을 고용하는 한편 제조·납품에 최대 4년이 걸리는 핵심 기자재를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에너지부는 지난해 소형모듈원전(SMR)과 같은 새로운 원자력 기술 상용화를 촉진하기 위해 원자로 시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오픈AI 창업자 샘 올트먼이 투자한 SMR 기업 오클로를 포함해 11개 사업자가 선정됐다.
현재 원자로 시범 프로그램 사업자 중 안타레스 뉴클리어, 발라 아토믹스, 알로 아토믹스 등 3곳이 임계 상태에 도달했다. 임계는 원자로 내에서 핵분열 연쇄반응이 지속해서 일어나면서 중성자 수가 평형을 이루는 상태다. 임계 상태에 도달한 원자로는 안전하게 제어되면서 운영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SMR이 현재 가동 중인 대형 원전보다 안전하고 저렴하고 건설이 더 용이하다"고 보고 있다. SMR은 통상 300㎿(메가와트) 이하 규모의 모듈 형태로 제작돼 현장에서 조립·설치되는 원자로를 말한다. 1기당 1000∼1700㎿ 규모인 대형 원전보다 공사 기간이 짧고 투자 부담이 작다.
블룸버그는 "SMR 기업들이 2030년 이전 첫 SMR을 가동할 계획이지만,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미국에서 개발 중인 수십 개 SMR 중 규제 승인을 받은 것은 소수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뉴스케일파워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설계 승인을 받았고, 테라파워는 에너지부의 건설 허가를 획득했다. 하지만 전력 생산을 위한 운영 허가를 받은 기업은 아직 없다.
원자력 관심이 높은데 반해 미국에서는 우라늄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우라늄 수요국으로 전 세계 공급량의 약 30% 수준인 매년 5000만 파운드(약 2만2700톤)를 소비한다. 하지만 자급률은 낮은 편이다. EIA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미국 내 생산량은 70만 파운드(약 320톤)에 불과하다.
미국은 2024년 5월 러시아산 농축우라늄 수입을 금지하는 법을 제정했음에도 여전히 러시아 의존도가 높다. 2024년 기준 미국 상업용 원자로에 사용된 농축우라늄의 20%를 러시아가 공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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