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 [출처=연합] SK하이닉스가 미국 나스닥 상장을 통해 약 40조원의 투자 실탄을 확보하면서 글로벌 메모리 투자 경쟁이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특히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시장에서 제기되는 반도체 피크아웃(고점 통과) 우려를 일축하며 AI 시대 메모리 수요는 이제 시작 단계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10일(현지시간) 뉴욕 나스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를 통한 구조적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며 "사이클은 남아있겠지만 지금은 과거와 전혀 다른 시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AI는 4~5살 어린아이 수준"이라며 "앞으로 성장할 시간이 훨씬 많이 남아 있고 그 과정에서 메모리 수요는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HBM뿐 아니라 기존 D램까지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공급 부족이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 고객은 "2배가 아니라 6배 더 달라"…공급 확대 총력전
최 회장은 현재 시장 상황을 과거 반도체 경기와는 전혀 다른 국면으로 진단했다.
그는 "고객사를 만나면 가장 먼저 듣는 질문이 얼마나 더 생산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5년 안에 생산능력을 두 배로 늘리겠다고 했지만 고객들은 그것으로 부족하다며 5~6배 공급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이어 "공급을 제때 늘리지 못하면 오히려 시장 성장 자체가 둔화될 수 있다"며 "예전보다 10배 빠른 속도로 투자해야 하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글로벌 빅테크들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맞물려 HBM을 비롯한 AI 메모리 공급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 美 추가 공장도 열어놨다…"조건만 맞으면 어디든 투자"
최 회장은 미국 내 추가 메모리 생산시설 건설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대규모 메모리 팹은 전력과 용수, 부지라는 세 가지 조건만 충족되면 미국이든 다른 국가든 상관없다"며 "조건만 맞으면 투자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미국 생산 확대를 공개적으로 요청한 이후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에서 약 5조원을 투자해 AI용 첨단 패키징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향후 메모리 생산시설 확대 여부도 검토할 가능성이 커졌다.
[출처=연합] 최 회장은 해외 투자 확대가 국내 투자 축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해외 투자를 제로섬으로 볼 필요는 없다"며 "한국에서도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지만 글로벌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그것만으로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 AI 투자도 수십조…"결국 AI가 반도체 수요 만든다"
SK그룹은 반도체뿐 아니라 AI 생태계 투자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최 회장은 미국에서 설립한 AI 전문 투자회사를 통해 데이터센터와 AI 기술, 스타트업 등에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고 있으며, 합작투자(JV)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AI 관련 투자 규모는 수백억 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며 "반도체 생산 확대와는 별개로 AI 산업 전반에도 공격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I 기업들의 밸류에이션 논란에 대해서도 "주가가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을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결국 우상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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