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전장보다 184.03p(2.52%) 오른 7,475.94로 마감한 1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이날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출처=연합] 최근 코스피가 9000선을 돌파한 뒤 7200선까지 급락하는 등 변동성이 커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열기가 눈에 띄게 식고 있다.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한 달 사이 20조원 가까이 감소했고 개인 순매수 규모도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시장으로 유입되는 신규 자금이 둔화되는 모습이다.
13일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에 따르면 이달(1~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하루 평균 순매수 규모는 1조494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평균 2조5956억원과 비교하면 약 42% 감소한 수준이다.
투자자예탁금도 빠르게 줄고 있다. 전날 기준 예탁금은 107조1279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약 20조원 감소했다. 신용융자 잔액 역시 지난달 24일 38조6328억원에서 이달 9일 36조6336억원으로 줄며 투자심리 위축을 반영했다.
특히 개인의 순매수 규모 감소가 두드러진다. 유가증권시장 개인 순매수 금액은 지난 6월 54조5084억원에서 이달 들어 10조5384억원으로 급감했다. 단순히 대기자금이 줄어든 것을 넘어 신규 투자 자체가 크게 위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는 계속하지만 속도는 늦췄다"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들이 체감하는 현장 분위기도 비슷하다. 상반기 공격적으로 주식 비중을 확대하던 고액자산가들조차 최근에는 신규 매수를 서두르기보다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투자 시점을 조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KB증권 골드앤와이즈 더퍼스트 압구정센터 관계자는 "6월 중순 이후 신규 자금 유입 속도가 눈에 띄게 둔화됐다"며 "예전처럼 적극적인 신규 투자 상담보다 시장 상황을 묻는 상담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처음 주식시장에 진입한 투자자들은 큰 변동성을 겪으며 불안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며 "반도체 업황이 꺾인 것인지, 보유 종목을 지금 정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의가 가장 많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은 기존 투자자들의 매도 움직임은 제한적이지만 신규 자금 유입은 사실상 관망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레버리지보다 본주…장기 투자 유지
투자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PB들은 고액자산가들이 단기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신용거래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우량 본주 중심의 장기 투자 전략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고 입을 모았다.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삼성동센터 관계자는 "최근 시장 변동성이 커졌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장기 경쟁력에 대한 신뢰는 여전히 높다"며 "매도보다는 보유를 선택하는 고객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다만 변동성을 낮출 수 있는 대체 투자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다. 롱숏펀드, ELS, 프리IPO 등 위험을 분산할 수 있는 상품에 대한 상담도 이전보다 증가하는 추세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미국 빅테크의 AI 투자 지속 여부와 글로벌 반도체 업황이 확인될 때까지 관망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투자센터반포WM 관계자는 "최근 고객들이 가장 많이 묻는 것은 반도체 이후 어떤 업종을 준비해야 하느냐는 것"이라며 "단기 등락에 흔들리기보다 AI 투자 수혜 업종과 해외 우량자산을 함께 고려하는 장기적인 자산배분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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