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변수지 기자] "한국 주식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낮은 밸류에이션에 거래된다"며 투자 기회라는 보도가 나왔다. 다만 메모리 반도체 업황 둔화 가능성과 높은 시장 변동성은 추가 상승의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올해 들어 약 80%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잇달아 경신했지만,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6.4배까지 낮아졌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예상 실적 대비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의미다.
밸류에이션 하락은 주가보다 상장사들의 이익 전망치가 빠르게 높아진 영향이다. 여기에 최근 AI 투자 열풍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 밸류에이션이 한층 낮아졌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프랑스계 자산관리사 인도수에즈웰스는 “AI 성장 자산을 편입하기 좋은 시기”라며 “코스피 상장사들의 이익도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스피 상장사들의 이익 전망치는 17개월 연속 상향 조정되며 9년여 만에 최장 기록을 세웠다. 글로벌 기술기업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메모리 가격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이익이 급증하면서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는 올해 약 170% 뛰었다. 2006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제이슨 민상 감 교보생명 액티브주식운용부문장은 “한국 시장은 전례 없는 폭발적인 이익 모멘텀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실적 개선에도 한국 증시는 다른 반도체 중심 시장과 비교해 여전히 큰 폭으로 할인돼 있다. 한국 증시의 시가총액은 약 4조3000억 달러(약 6460조원)에 달하지만, 코스피 PER은 대만 자취안지수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블룸버그는 기업 지배구조 문제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경기민감적 실적 구조를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두 기업은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AI가 메모리 반도체의 경기 순환을 바꿀 것이란 기대에도 슈퍼사이클의 지속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덴마크계 온라인 투자은행 삭소마켓은 “주가가 싸다는 사실만으로는 매수 이유가 되지 않는다”며 “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이 비용 최적화에 나서면 높은 메모리 가격이 수요를 억누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저평가 매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싱가포르 자산운용사 임팩트풀파트너스는 “두 기업이 주가수익성장비율(PEG) 기준으로 더 이상 매우 저렴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추가 상승 여력도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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