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홍성환 기자]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합병설이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즈는 18일 "머스크의 다음 행보는 스페이스X와 테슬라의 초대형 합병일 수 있다"며 "일부 주주들은 이를 반대할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고 말한다"고 보도했다.
실제 합병이 성사되면 4조 달러(약 6100조원) 규모의 초대형 기술기업이 탄생한다.
두 회사는 이미 여러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특히 머스크가 구상하는 550억 달러(약 83조6000억원) 규모 ’테라팹’ 시설을 공동 운영할 계획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20억 달러(약 3조원)를 투자했고, 해당 지분은 지난 2월 스페이스X가 xAI를 합병하면서 스페이스X 지분으로 전환됐다.
뉴욕타임즈는 "투자자, 분석가, 심지어 스페이스X의 고위 임원들조차도 두 회사 간 합병의 장점을 계속 언급해 왔다"며 "양사는 과거부터 임직원과 자원을 공유해 왔으며, 수십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다만 머스크가 자기 자신과 거래를 한다는 점에서 법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고, 일반 주주들로부터 주주권 침해를 이유로 소송을 당할 수 있다"며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어떤 법적 조치도 머스크를 막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델라웨어대 와인버그 기업 지배구조 센터 설립자인 찰스 엘슨 소장은 "머스크는 그가 원하는 것은 거의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텍사스주(州)의 경우 소송을 제기하려면 주주가 최소 3%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이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는 주주는 뱅가드나 피델리티와 같은 대형 기관 투자자뿐이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소송에 참여하지 않는다.
주주들이 연합해 3%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1조5000억 달러(약 2290조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450억 달러(약 69조원) 규모 지분을 모으는 것 자체가 난관으로 꼽힌다.
텍사스대 로스쿨 제임스 스핀들러 교수는 "(소송을 제기하려면) 정말 엄청난 규모의 주식이 필요하다"며 "이는 매우 큰 장애물"이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시가총액이 더 큰 스페이스X가 테슬라 주식과 자사 주식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회사를 설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텍사스 주법에 따라 두 회사의 합병을 위해서는 테슬라 주주 3분의 2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머스크는 의결권 약 20%를 확보하고 있다. 나머지 주주 중 상당수가 머스크를 지지하고 있어, 주주 승인 문턱을 쉽게 넘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엘슨 소장은 "지옥문이든 천국문이든 머스크가 이끄는 곳이라면 어디든 따라갈 열렬한 지지자들이 많다"고 언급했다.
다만 합병 조건이 스페이스X에 유리하게 적용될 경우 테슬라 주주들이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 컬럼비아대 로스쿨 에릭 탤리 교수는 "테슬라 주주에게 너무 낮은 가격을 제시하면 협상력을 잃게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윈 쇼트웰 스페이스X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주 미 경제방송 CNBC와 인터뷰에서 양사가 합병할 경우 "일론 (머스크)의 삶을 조금 더 쉽게 만들어줄 수는 있을 것"이라며 "두 회사 사이에 시너지가 있으리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는 기업공개(IPO) 투자설명서에서도 합병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합병 또는 파트너십이 회사 운영과 시스템, 문화 조율을 포함한 상당한 어려움을 야기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비효율성, 비용 증가, 수익성 달성 실패 등이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스페이스X의 경우 머스크가 의결권 82%를 보유하고 있어, 그의 의지에 따라 테슬라와의 합병을 추진할 수 있다.
보스턴칼리지 로스쿨의 브라이언 퀸 교수는 "머스크가 스페이스X의 막대한 의결권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합병 회사에 대해서도 과반수 의결권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스페이스X가 테슬라 인수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면 완충 장치가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 지분을 모두 보유한 투자회사들은 양사 간 합병이 타당하다고 보고 있다. 아크인베스트는 "테슬라의 반도체 및 데이터센터 건설 전문성이 우주 데이터센터를 추진하는 스페이스X의 계획과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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