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연합]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하루 만에 급락하며 전날 반등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중국 메모리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대규모 기업공개(IPO) 흥행과 미국발 AI 인프라 투자 둔화 우려가 겹치면서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투자심리가 다시 얼어붙은 영향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장중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7% 넘게, SK하이닉스는 10% 안팎 하락하며 각각 25만원대와 180만원대로 밀렸다. 전날 각각 6.3%, 8.8% 급등했던 상승폭을 사실상 모두 반납했다.
미국 시장에서도 반도체주 약세가 이어졌다. SK하이닉스 ADR은 9% 가까이 하락했고, 미국 메모리 업체 마이크론도 8% 넘게 내리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 中 CXMT, 최대 14조원 조달…메모리 경쟁 본격화 우려
시장에서는 중국 최대 D램 업체인 CXMT의 IPO 흥행을 단기 악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CXMT는 상하이 과창판 상장을 위한 기관 수요예측에서 예상보다 높은 공모가를 확정하며 약 579억위안(약 12조700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초과배정 옵션까지 모두 행사될 경우 조달 규모는 약 666억위안(약 14조7000억원)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이 자금이 차세대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메모리 개발에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따라잡기는 어렵더라도 중국의 추격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IPO가 중장기 경쟁 심화를 의미할 뿐, 당장 국내 기업의 실적이나 시장 지배력을 흔드는 요인으로 해석하기에는 이르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HBM 분야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여전히 상당한 기술 우위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 AI 데이터센터 투자 둔화 우려도 악재
뉴욕 월스트리트의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거래자들이 거래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이번 하락은 중국 변수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미국 일부 지역에서 전력 부족과 환경 규제 강화로 데이터센터 건설이 지연되거나 취소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주의 데이터센터 건설 제한 움직임과 일부 주의 인허가 재검토 가능성 등이 부각되면서 AI 인프라 투자 속도가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다.
AI 서버 투자 확대는 최근 메모리 업황 호조의 핵심 배경이었다. 투자 속도가 둔화될 경우 HBM과 고성능 D램 수요 증가세도 예상보다 약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여기에 AI 클라우드 기업인 코어위브(CoreWeave)가 메모리 가격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한 헤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장기공급계약(LTA)에 대한 기대가 일부 약해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메모리 업종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 "중장기 펀더멘털보다 단기 투자심리 흔들린 영향"
증권가에서는 이날 하락을 메모리 업황 악화보다 단기 투자심리 위축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전날 급반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가운데 중국의 메모리 투자 확대와 미국 AI 투자 둔화 우려가 동시에 부각되면서 반도체주에 매도세가 집중됐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주가 흐름은 AI 데이터센터 투자 속도와 글로벌 메모리 가격, 주요 빅테크의 AI 투자 계획이 다시 확인되는지가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CXMT의 대규모 자금 조달은 중국 메모리 산업의 추격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이벤트지만,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당장 흔들 수준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이번 조정은 AI 투자 둔화 우려와 차익실현이 겹친 심리적 충격의 성격이 더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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