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현지시간) 나스닥 상장 오프닝벨 행사 참석차 미국 뉴욕을 찾은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가 휴대전화로 주변 전광판을 찍고 있다. [출처=연합] SK하이닉스 ADR을 기초자산으로 한 미국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자금이 몰리면서 본주 주가 변동성 확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단기 투기성 자금이 ADR에 집중될 경우 미국 시장에 그치지 않고 국내 본주까지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ETF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트레이딩 ETF 전문 운용사 디렉시온은 SK하이닉스 ADR 상장 당일 ’Direxion Daily SK Hynix Bull 2X ETF(SKHL)’를 가장 먼저 선보였다. 이 상품은 SK하이닉스 ADR의 하루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도록 설계됐다.
이어 REX 셰어즈도 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ETF를 출시했고, 프로셰어즈는 ’Ultra SK Hynix ETF(SKHU)’를 상장했다. 그래닛쉐어즈 역시 2배 레버리지 ETF와 2배 인버스 ETF 출시를 예고하는 등 미국 자산운용사들의 경쟁이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이다.
◆미국 레버리지 ETF 경쟁…ADR·국내 본주 모두 흔들까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와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주가가 표시돼 있다. [출처=연합뉴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레버리지 ETF 확대가 SK하이닉스 주가 변동성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레버리지 ETF는 하루 수익률의 두 배를 추종하기 위해 매일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한다. 주가가 크게 오르거나 내릴 경우 ETF 운용사는 목표 배수를 맞추기 위해 ADR을 추가 매수하거나 매도해야 한다. 변동성이 커질수록 리밸런싱을 위한 매매 규모도 함께 확대돼 기초자산의 수급에 영향을 미치고, 결과적으로 가격 변동성을 더욱 키우는 이른바 ’변동성 증폭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문제는 미국발 단일종목 레버리지 영향이 국내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ADR과 국내 본주의 가격 차이가 확대될 경우 차익거래가 활발해지면서 국내 본주 역시 차익거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차익거래가 반복될수록 본주의 거래량이 늘고 단기 변동성도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투자분석기관 모닝스타의 징제유 애널리스트는 "SK하이닉스 ADR과 한국 본주 모두 상당한 변동성이 나타날 것"이라며 "전례 없이 늘어난 개인투자자 참여와 신용거래에 더해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까지 잇달아 출시되면서 거래량이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단기 투기성 자금 유입은 주가 변동폭을 더욱 키울 수 있으며, 급락 국면에서는 마진콜이 매도 압력을 증폭시키면서 변동성이 한층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국내서 이미 확인된 부작용…미국발 변동성까지 더해질까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출처=연합] 실제 국내 시장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이후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의 거래대금은 18조282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스피 전체 거래대금의 약 40%에 달하는 규모다.
매매회전율도 이례적으로 높았다. 개별 종목 ETF의 하루 평균 매매회전율은 120%를 웃돌아 일반 현물주식의 약 100배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SOL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인버스2X’의 매매회전율은 2431.93%에 달했다.
금융당국도 제도 보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5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관련해 "보완 대책을 신속하게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보완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밝히며 제도 개선을 예고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유동성을 높이는 장점이 있지만 과도한 단기매매를 유발해 시장 변동성을 확대하는 부작용도 적지 않다"며 "국내에서 이미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미국발 레버리지 상품까지 더해질 경우 시장 불안이 한층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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