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연합]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일단락됐지만 세계는 오히려 더 위험한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미국의 안보 우산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서 유럽과 중동, 아시아 주요 국가들이 앞다퉈 군사력 확충에 나서고 있다. 냉전 종식 이후 이어졌던 군축 시대가 막을 내리고 방산·핵·AI 안보가 결합된 새로운 ’재무장 경제(Rearmament Economy)’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냉전 이후 최대 군비 경쟁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발표한 ’2026 경제전망(Economic Outlook)’에서 글로벌 방위비 증가 속도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웃돌고 있다고 분석했다. OECD는 "군사비 부담이 냉전 종식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유럽연합(EU)은 지난 3월 발표한 ’유럽 세이프(Europe SAFE)’ 계획을 통해 2030년까지 총 8000억유로 규모의 국방 투자 확대 방침을 밝혔다. 일본은 2026회계연도 방위예산으로 사상 최대인 9조353억엔을 편성했으며 중국 역시 올해 국방예산을 전년 대비 7% 늘어난 1조9100억위안으로 확정했다.
미국을 제외한 주요 국가들의 군사비 지출만 800조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일시적 대응이 아닌 장기 구조 변화로 보고 있다. 각국이 군사장비 확보뿐 아니라 반도체, AI, 위성, 드론, 에너지 안보까지 국가 전략산업으로 편입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 중동·유럽 ’각자도생’…한국 방산 기회 확대
특히 이란 전쟁은 미국 중심 안보체제의 균열을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쟁 과정에서 친미 성향 중동 국가들도 에너지 시설 피해를 입었지만 미국이 이를 충분히 보호하지 못했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이에 따라 UAE는 한국과 650억달러 규모의 방산·AI 협력을 추진하고 있으며 인도와도 전략적 방위 협정을 체결했다. 쿠웨이트는 중국 방산기업과 손잡고 자국 최초 탄약공장 가동에 들어갔다.
유럽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덴마크는 여성 징병제를 도입했고 노르웨이와 스웨덴도 남녀 통합 징병 체제를 구축했다. 독일은 징병제 부활 논의에 착수했으며 크로아티아 역시 18년 만에 징병제를 부활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이 NATO 탈퇴 가능성을 거론하고 독일 주둔 미군 감축 방침을 밝히면서 유럽 국가들의 불안감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 핵무장 시대 재개막…방산 슈퍼사이클 온다
가장 우려되는 변화는 핵무장 경쟁의 부활이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즉시 사용 가능한 실전 배치 핵탄두 수는 올해 4000기를 넘어섰다. 2017년 이후 처음이다.
프랑스는 핵탄두 확대 정책을 공식화했고 독일도 프랑스 핵우산 체제 참여를 결정했다. 영국과 북유럽 국가들 역시 핵 억지력 강화 논의에 나서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의 핵군축 협정인 뉴스타트(New START)도 사실상 종료되면서 핵비확산 체제는 약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방산뿐 아니라 원전, AI, 사이버보안, 우주산업까지 국가 안보산업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과거 세계화 시대가 ’효율성’ 경쟁이었다면 앞으로의 글로벌 경제는 ’생존’과 ’안보’가 핵심 가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국제안보 전문가는 "세계는 미국 주도의 단극 체제에서 여러 강대국이 경쟁하는 다극 체제로 이동하고 있다"며 "앞으로 국가 경쟁력은 경제 규모보다 방위산업과 첨단기술 역량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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